동양그룹, 서울은행 인수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동양그룹(회장 현재현)이 서울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또 동양증권과 동양현대종금을 올해 안에 합병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8일 "인수 의사를 보인 동양그룹과 강정원 서울은행장이 접촉하고 있다"며 "은행법이 개정되고 동양그룹이 금융전업그룹의 요건을 충족하면 협상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주식 보유에 제한이 거의 없는 금융전업그룹이 되려면 그룹의 금융업 비중이 75%를 넘어야 하는데, 현재 동양그룹의 금융업 비중은 59%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금융전업그룹이 되기 위해 동양증권과 동양현대종금을 조만간 합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동양증권을 종합금융회사로 만들기 위한 것이며, 합병 비율은 시가로 정할 움직임이다. 동양증권의 18일 종가는 주당 3천1백20원(자본금 3천3백37억원), 동양현대종금은 1천1백60원(자본금 3천3백10억원)이다.

동양그룹은 또 금융전업그룹이 되기 전이라도 올 정기국회에서 은행법이 개정되면 동일인 지분 한도인 10%(의결권은 4%만 가능)까지 서울은행 주식을 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금융전업그룹이 되면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얻어 보유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서울은행을 인수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동양그룹은 시멘트 제조 및 종합상사업을 하고 있는 동양메이저에 대한 외자 유치를 통해 금융전업그룹으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동양메이저는 지난 15일 외자 유치를 위해 시멘트사업 부문의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동양메이저는 자산(2조3천억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시멘트 부문을 분리해 새 법인을 만들고, 새 법인이 프랑스 라파즈그룹에서 1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