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지역 은행들 '돈도 돈 나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돈이라고 모두 같은 돈이 아닙니다. 은행에 돈이 되어야 돈이죠."

지난 4일부터 동전을 교환해 주며 2%의 수수료를 떼는 한빛은행측의 설명이다. 동전도 엄연한 돈인데 은행에서 홀대받고 있다.

국내 유통 동전은 1원부터 5백원까지 6종류. 한국은행이 공급한 10원 이상 동전은 1백22억개로 국민 한사람당 2백60개를 소유할 수 있는 양이다. 동전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제대로 유통되지 않아 해마다 3백억~5백억원의 비용을 들여 만들고 있다. 발권정책팀 이정욱 조사역은 "동전이 필요한 사람은 은행을 찾는데 동전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어지간해서 들고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과 달리 은행들은 고객이 동전을 들고 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 기색이다. 취급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우리 은행 고객도 아닌데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등 다른 은행도 수수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은행들이 한은에서 무료로 헌돈을 바꾸고 불필요한 동전을 맡기거나 필요한 동전을 찾으면서 고객에게 같은 서비스를 돈받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전했다. 한빛은행도 한은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어서 동전교환 수수료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