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장세전망 "지수 500~540선서 움직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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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생화학 테러공포가 전세계 증시 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

17일(현지시간)미국 나스닥 주가는 4% 이상 급락했고 뒤이어 열린 아시아 주요 증시도 바짝 얼어붙었다.

이에 비해 18일 서울증시는 거래소와 코스닥이 모두 1% 가량 하락하는 데 그쳐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최근의 단기 상승국면이 테러공포로 마감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재료와 수급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는 아직 어렵다고 진단한다.

순매수를 계속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지수가 테러사건 이전 수준을 회복한 만큼 곧 매수 강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추격매수를 자제하고 단기매매에 주력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이들은 권한다.

◇ 만만치 않은 매물 벽=테러사건 이후 한 달여 동안 개인투자자들과 외국인들이 1조8천억원어치 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증시주변의 자금사정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연초 이후 첩첩이 쌓인 매물벽을 뚫고 나가기는 아직 역부족이란 진단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잇따른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아직 증시로의 본격적인 자금유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현재 지수대를 벗어나더라도 540선 이상에서 연초 이후 거래량의 71% 가량 쌓여 있다.

이런 수급 불균형은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삼성증권의 전상필 연구원은 "생화학 테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고 채권단의 하이닉스 지원이 다시 난항에 부닥치는 등 악재들이 만만치 않아 본격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종합지수 500~540선 사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 외국인들의 동향이 관건=요즘 장세는 외국인들의 매매 전략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최근 이들은 추가 테러공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순매수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지난달 27일 이후 13일째 순매수를 기록했다.

교보증권의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순매수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서 한국시장이 상당히 양호하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단기 상승폭이 큰 미국증시가 조정에 들어갈 경우 매수세가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한증권 정의석 부장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시작한 지난달 말 이후 무려 27% 가까이 올라 테러 이전 지수대를 회복했기 때문에 조만간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 효과적인 투자전략=업종과 종목별로 박스권을 설정하고 매매하는 단기전략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박스권내의 순환매 장세를 예상하고 테마주에 대한 단기매매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보안주, 소프트웨어 관련주, 솔루션주, 인수후 개발 관련주, 제약주 등을 테마주로 꼽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종목들을 중심으로 구성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임봉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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