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강창희 입당 파장] 이회창, 2석+α 부푼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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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대표와 무소속 강창희(姜昌熙)의원이 한나라당 입당을 결정했다. 한나라당은 두사람의 입당이 단순한 국회 의석 보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충청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두사람이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손을 잡음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두사람의 입당은 연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됐다. 조기입당은 '이회창 대세론'을 보다 빠르게 확산시킨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또 25일의 재.보선을 유리하게 이끌어 보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

李총재는 지난 7일 YS(金泳三 전 대통령)와 JP(자민련 金鍾泌 총재)가 심야 회동한 지 닷새 뒤인 12일께 金대표와 姜의원을 만나 입당 문제를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YS-JP의 보수 신당 추진 움직임을 속히 차단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李총재의 측근들은 "자민련 의원들이 동요할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때 충청지역 자치단체장 공천을 보장하면 다수 자민련 의원들이 입당해 자민련이 해체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나라당의 정계개편 반대논리가 약해졌다. 민주당에선 "우리가 자민련이나 무소속을 영입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우리당에 온다고 해도 이제 한나라당은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주장한다.

YS와 JP의 대응도 보다 적극적이 될 전망이다. 金의원과 姜의원의 입당 소식을 접한 YS는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YS는 오는 21일 경주, 22일 대구를 방문하는 등 정치적 발걸음을 빨리 하고 있다. JP도 겉으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학원(金學元)원내총무의 보고를 받은 JP는 "신경쓸 것 없어. 평가는 무슨 평가냐. 그들이 어디 우리당 사람이냐"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JP는 집안 단속을 위해서라도 YS와의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정국은 DJ(金大中 대통령)와 李총재, YS-JP의 삼각 대결구도가 긴박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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