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없어 손해만 본 대일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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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8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 방한, 꽁치 문제 등 최근 대일 현안에서 정부의 외교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정부가 왜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을 수락했는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1998년보다 후퇴한 역사 인식, 핵심을 비켜간 신사 참배와 역사 왜곡, 고위급 회담으로 미뤄버린 꽁치 조업 문제 등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무엇이 진일보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같은당 조웅규(曺雄奎)의원은 "독도 문제.역사교과서 파동.어업분쟁 등으로 일본과의 '21세기를 향한 새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사문화해 뒤통수만 얻어맞는 대일외교로 전락했다"며 "특히 일.러간 꽁치어장 비밀 협상 움직임을 주일대사관에서 보고받고도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한 외교부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나아가 "잘못된 햇볕정책과 이의 종속 기능으로 전락한 국방.외교 정책으로 주변 4강 및 주요 국제관계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재건(柳在乾)의원도 "외교부가 치밀한 상황 판단과 외교전략 없이 국민 감정과 정치적 잣대로만 한.일관계를 이끈 결과 가능한 모든 조치를 사용하고도 성과없이 막대한 경제적 손실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같은 당 전갑길 의원은 "이번 한.일 회담에 대해 야당과 일부 언론은 성과가 없다고 비난하지만 고이즈미 총리는 과거사에 대해 충분한 사죄와 반성을 했고 역사교과서 수정을 전제로 공동연구기구를 만들기로 했으며, 꽁치잡이도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하는 등 한.일관계 회복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반박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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