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집에 살고 싶다] 서울 연희동 연립주택 '오크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경사지가 많은 우리 나라에서 경사가 급한 곳에는 어떤 형태의 집이 적절할까 하는 문제는 늘 연구의 대상이다.

서울 연희동 외국인 학교 뒤편 언덕 꼭대기, 경사가 급한 약 2백20평의 대지에 4가구를 위해 지어진 연립주택 오크빌(사진)을 살펴보자. 최근 진행되고 있는 소규모 재건축에 좋은 사례를 제시해 준다.

대지가 풍치지구에 위치해 건폐율을 30% 이상 높일 수 없어 3층 건물이 4가구를 담아내도록 지어졌다. 한 가구가 엇갈려 두 층씩 사용하도록 계획됐다. 이로 인해 세대마다 각기 다른 구조를 가질 수 있다.

여고 동창생 네명이 함께 땅을 사서 지은 오크빌은 네 집이 공동의 마당을 중심으로 각 가구가 다른 이점을 살리도록 배치됐다. 가장 아래층은 마당과 정원으로 직접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위층의 집은 언덕 아래로 펼쳐지는 전망을 창에 담아내는 시원함을 살렸다. 또 가장 위층의 집은 옥상에 작은 마당을 가지도록 설계됐다.

오크빌은 삼각형의 불리한 대지 형태를 이점으로 살려내 두 변에 직각으로 건물을 배치하고 건물과 언덕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부분에 나무 널을 깐 공동 마당을 만들었다. 각 가구는 약 75평씩의 넓이. 설계를 담당한 아뜰리에 17의 권문성 대표는 "거실.침실.식당.부엌 등에서 시선의 교차로 인해 열리고 닫힌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또 동선이 수평.수직으로 엮이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히 식당과 부엌이 외부 마당이나 옥상 정원, 또는 전망 등을 통해 열린 감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돼있다.

신혜경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