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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정부에 탈레반 온건파 포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국의 포스트-탈레반 정부 구성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11일 "탈레반 온건파 세력까지 참여하는 새로운 거국정부 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일부 탈레반 지도부는 미국 본토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는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도를 거부한 모하마드 오마르의 결정이 아프가니스탄의 장래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일부 탈레반 세력은 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미국이 탈레반 내 균열과 반 오마르파를 신정부 구성에 활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또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느슨한 연방'에 기초하는 새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토대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그간의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느슨한 연방정부가 들어설 경우 매우 수준 높은 지방자치가 실현되는 등 새 정부가 최대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탈레반정권 붕괴 이후의 밑그림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인 언급을 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일본도 탈레반 정권 이후 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주변국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할 아프가니스탄 부흥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미국의 군사행동이 끝난 후 아프가니스탄의 부흥을 협의하는 국제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 회의가 탈레반 정권 붕괴후 새로운 정권 구성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탈레반 정권 붕괴후 아프가니스탄에 수립될 정권이 친미성향을 띠는 것에 대해 이란.러시아.중국이 반대하고 있어 이 작업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아프가니스탄 내 최대종족이자 파키스탄 내 최대종족인 파슈툰족의 영향력이 배제된 정권의 출현을 파키스탄이 원하지 않고, 북부동맹의 분열 가능성도 있어 '포스트-탈레반'정부가 어떤 형태로 구성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쿄=오대영 특파원,서울=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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