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비상령… 핵시설 보안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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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공격 단행 후 미국 전역은 고도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미 국무부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을 중심으로 한 반미(反美)테러리스트와 동조세력이 미 국민과 전세계의 미국 관련 시설물에 대해 2차, 3차의 보복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계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연방수사국(FBI)도 미 전역의 치안당국에 전시상태에 준하는 '최고도의 경계태세'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미국이 우려하는 보복테러는 생화학무기 공격, 민간 항공기 및 공항에 대한 스팅어 미사일 공격, 여행가방 등에 감춘 핵무기 공격, 폭탄탑재차량의 공공건물 자살테러, 인질극 등이다.

◇ 주요 도시=테러에 대비해 대통령과 부통령의 거처를 분리했으며 워싱턴 경찰은 국무부 앞의 차량통행을 금지하고 주요 시설물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시 전역에 최고 비상경계령인 '오메가'를 발동하고 주 방위군을 동원, 공항과 항만의 감시를 강화했다. 맨해튼 지역과 존 F 케네디.라가디아.뉴어크 등 뉴욕 일원의 3대 공항의 진입로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 폭발물운송 차량 등을 감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제2의 테러가 우려되는 대도시 지역도 이날 주 방위군을 동원하고 경찰 전원에 비상근무령을 내렸다. 로스앤젤레스공항은 탑승객에게만 공항출입을 허용했고 엄중한 검문검색으로 공항도착에서 탑승까지 4시간 이상이 걸렸다.

◇ 위험시설=핵발전소와 생화학 관련 시설물들은 이날 안전상황을 재점검하고 경비수위를 한층 높였다. 워싱턴 부근의 볼티모어 시 당국은 워싱턴으로 이어지는 주요 철로가 테러공격에 취약하다고 판단해 화학물질을 적재한 탱커와 군수품을 실은 화물차량에 대한 경계를 한층 강화했다. 미 전역의 군사시설에는 테러사건 이후 이미 경계가 강화돼 이날 특별한 조치가 내려지진 않았다.

◇ 문화행사 취소=7일 열릴 예정이던 제 53회 에미상 시상식이 취소됐다. 시상식은 지난달 1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테러사건으로 이날로 연기됐는데 미국의 공격으로 또다시 무산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다저스와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 마지막날 경기는 헬리콥터가 선회비행을 하는 등 엄중한 경계 속에 이뤄졌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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