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공격] 오마르·빈 라덴 건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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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과 영국이 카불.칸다하르.잘랄라바드 등 탈레반의 주요 거점 도시들을 야간에 기습 공격, 탈레반이 타격을 받았지만 이들의 항미 의욕을 꺾기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탈레반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와 오사마 빈 라덴이 아직 건재한 데다 이들을 추종하는 알 카에다 등 핵심 조직들과 전 세계 극단적 이슬람 조직의 지하드(聖戰)동참 촉구 선언 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 의도 격퇴할 것"=미국의 야간 공습 다음날인 8일 탈레반측은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결사 항전을 거듭 다짐했다. 탈레반은 미국 공습의 피해가 크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미국 땅에 자신들이 받은 만큼의 보복 테러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은 카타르의 알 자지라 TV에 출연, 뉴욕.워싱턴 테러를 일단의 무슬림의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미국은 앞으로 결코 안전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압둘 살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미국의 새로운 식민화 시도를 기필코 분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전세계 이슬람 동참 호소=탈레반은 이번 공습이 전세계 이슬람권의 분노를 사고 있다며 지하드를 선언했다. 이미 인도네시아의 과격 이슬람청년운동(GPI)은 미국과 영국에 맞서 싸우기 위해 지하드 요원 3천여명을 이번주 내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고 파키스탄 내 원리주의 단체인 자미아트 울레마 이 이슬라미 등도 지하드에 동참할 요원들을 모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탈레반은 이번 공습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전열을 재정비해 반격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소련제 무기로 무장한 5만여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탈레반 전사들은 자동소총과 로켓 추진 수류탄발사기.박격포 등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T-59와 T-55 등 낡은 소련제 탱크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사들의 사기도 아직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정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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