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낚시, 취미보다 부식 얻으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북한 주민들이 즐기는 여가생활로 낚시가 요즘 각광을 받고 있다.

1970년대 중반 북한에서 낚시협회가 결성된 후 10년 만에 회원이 네배 이상으로 늘었고, 현재 지역별 협회도 결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평양시 중구역 낚시협회 여복령(68)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재일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낚시협회의 현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70년대에 만들어진 낚시협회가 지금은 각 시.군에 분회를 두고 있다. 낚시협회 회원은 대개 연로보장자(정년퇴직자)와 사회보장자(생활보호대상자)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낚시협회는 회원들에게 연회비 18원을 받고 낚시도구 등을 소개하며 회원증도 발행한다. 비회원은 국가가 지정한 낚시터를 이용하며, 요금 1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회원들은 대동강.보통강, 기타 국가지정 낚시터에서 무료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중구역 낚시협회는 매년 한차례 낚시대회를 연다. 누가 제일 멀리 던지는가, 누가 일정 목표에 낚싯줄을 정확히 떨어뜨리는가, 누가 정해진 시간에 물고기를 많이 낚는가 등을 겨룬다. 각 종목에서 1등을 한 회원에게는 낚시도구를 상품으로 준다. 한 탈북자는 "북한의 일반주민들은 취미생활보다 부식물 구입 차원에서 낚시에 나선다"고 말해 낚시에 여가생활 이외의 측면도 있음을 강조했다.

정창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