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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이나 미사일 오발 부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4일 흑해 상공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오발, 테러 가능성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5일 사고 발생 직전에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미국 첩보 위성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우크라이나군이 훈련 도중 발사한 S-200 미사일이 표적을 벗어나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도 이날 미 정보 관계자가 "항공기를 추락시킨 것은 지대공 미사일이었다는 증거가 있다" 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발사된 미사일은 SA-12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 정보 관계자들은 흑해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국가는 우크라이나뿐으로 우크라이나군은 당시 크림반도 해안에서 군함과 항공기를 동원한 방공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쿠지무크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훈련에 사용한 미사일은 본궤도를 벗어나면 자폭하게 돼 있다" 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레오니드 쿠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사일에 의한 격추설은 근거가 없다" 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사건 직후 테러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던 푸틴은 "우크라이나측의 설명을 믿지 못할 이유가 없다" 며 계속 테러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러시아 총리도 "사고기는 군사훈련 지역에서 멀찍이 벗어나 있었다" 며 "여객기의 정확한 추락 원인은 아직 단정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팔레스타인 과격분자의 테러라는 주장까지 제기됐으나 이스라엘측은 "공항 안전절차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며 "이번 사건이 테러와 관련됐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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