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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산 9개월째 뜀박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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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당장의 경기는 좋은데 앞날은 좀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3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2.1% 증가했다. 9개월 연속 증가세가 유지됐다. 반도체와 기계장비, 자동차 업종의 생산이 고공행진을 계속한 덕분이다. 생산지수는 140.1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82.2%로 2004년 2월(82.6%) 이후 가장 높았다. 경기가 좋아지니 업체들이 공장의 용량을 다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과 운수·금융업 등이 호조를 보이며 1년 전보다 5.2% 늘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업종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월보다 33.3% 증가했다. 각 부문이 골고루 성장하면서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3개월째 상승했다.

하지만 5~6개월 뒤의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2월보다 0.7%포인트 떨어져 석 달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앞으로의 경기는 자신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선행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건설 수주액이다. 특히 공공부문 건설 수주액은 올 들어 계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 서둘러 공사를 발주하던 지난해와 달리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숨고르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동안 회복 기미를 보이던 민간의 발주 물량도 전년 동월 대비 39.5%나 감소했다.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는 불안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선행지수 하락에 지나치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가 워낙 빨랐던 탓에 다소 주춤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은 “보통 선행지수 움직임을 6개월 정도는 봐야 경기 방향이 바뀌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수석연구위원은 “경기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내수도 좋아지고 있어 올해 말까지는 견조한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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