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여파 의류 수출업체 연말대목 실종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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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테러사태의 여파로 미국에서 연중 최대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이 사실상 실종될 것으로 보여 국내 의류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해 물량을 잔뜩 준비한 국내 의류업체들은 최근 계약이 취소.연기되는 사례가 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생산량의 대부분을 미국에 수출해 온 중견업체 H사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1백만달러어치의 의류를 미국에 보낼 예정이었으나 최근 바이어로부터 선적을 한달간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머플러.숄 등을 한해 5백만달러씩 수출해온 J실업도 크리스마스 물량 2백만달러어치의 선적을 미뤄야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특수가 실종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여파로 내년 봄 이후 신규물량이 줄고 단가가 깎이는 게 더 큰 문제" 라고 말했다. 수출 단가가 깎이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니트의류를 생산하는 M사는 바이어측의 요구에 따라 제품 단가를 20% 가까이 내렸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가 민간소비에 의존하며 이중 3분의1 정도가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집중돼 있다" 며 "미국의 민간소비가 되살아날 때까지는 수출대상을 다변화하고 원가절감 등의 비상수단을 준비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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