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밀도 지구 사업은 탄력 가격은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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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예전 같으면 건축심의가 끝나고 난 직후 평형에 따라 2천만~3천만원은 훌쩍 뛰었을 겁니다. 그런데 움직임이 전혀 없어요. "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로얄공인중개사무소 최한규 사장은 지난달 말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한 잠실 저밀도지구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서울 5개 저밀도지구 가운데 사업승인 1호 단지가 나오고 잠실지구 4개 단지가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저밀도지구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썰렁하다. 값은 떨어지고 있고 수요자의 발길도 뜸하다. 아파트 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데다 미국 테러사태 이후 국내 경기불안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사업 추진은 탄력받지만=서울 강동구 암사동 동서울아파트가 지난달 28일 5개 저밀도지구 중 처음으로 사업승인을 받았다. 이곳은 올해 말까지 이주를 모두 마치고 25~43평형 5백68가구를 지어 내년 4월께 조합원분을 뺀 98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저밀도 대상인 잠실지구 5곳 가운데 주공 1단지를 제외한 주공2.3.4단지와 시영아파트 등 4곳이 지난달 20일 서울시 건축심의위원회를 조건부로 통과해 본격적인 사업승인 심의에 들어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승인 여부와는 별개로 랜드 마크로서 상징성을 갖추도록 단지 외관 차별화를 위한 특화방안을 마련해 착공 전 별도 심의를 받도록 했다" 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청 관계자는 "단지규모가 커 사업승인 심의를 하는 데만 2~3개월이 걸리는 데다 재건축조합간 우선 사업승인 경쟁이 치열해 연내 사업승인이 가능할 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늦어도 내년 초에는 사업승인 단지가 나올 것" 이라고 밝혔다.

청담.도곡지구에선 도곡주공 등 총 9개 단지가, 화곡지구에선 화곡1주구 한 곳이 사업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 값은 대부분 약세=동서울 아파트의 경우 사업승인이 났는데도 한달 전보다 평균 3백만~4백만원 떨어졌다. 동서울 19평형의 경우 지난 8월 말 1억7천6백50만원에서 현재 1억7천2백50만원으로 4백만원 정도 빠졌다.

잠실지구도 단지별.평형별로 지난달 초보다 평형에 따라 2백50만~1천2백여만원 내렸다.

잠실 4단지 17평형 시세는 2억7천50만원선으로 지난 8월말보다 1천2백만원 떨어졌다.

9개 단지가 사업승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청담.도곡지구의 도곡주공 아파트도 평형별로 1천만~2천만원, 화곡지구 내발산 주공도 평균 5백만원 가량 하락했다.

잠실4단지 유성공인중개사무소 이형민 사장은 "저금리가 계속되는 한 투자자들의 입질은 이어지겠지만 가격 흐름은 경기동향과 조기 사업승인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 으로 내다봤다.

강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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