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느껴요" 오락실 게임 대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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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오락실 하면 어두컴컴한 실내에 버튼 몇 개로 조작하는 게임기가 떠오른다?

그렇다면 21세기 들어 오락실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오락실이 바뀌고 있다. 1999년 유행한 DDR 이후 온라인게임 열풍에 밀려 PC방에 게이머들을 빼앗겼던 오락실이 첨단 게임기로 무장하고 대반격에 나섰다.

최근 입체안경을 끼고 영화의 주인공처럼 허공을 날아다니는 느낌을 받는 신형 게임기를 도입한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가상체험 게임관 지직스(ZZXYZ)는 이미 주변 직장인들 사이에 명물이 됐다.

◇ 온몸으로 느낀다=서울 테헤란밸리에 있는 벤처기업의 CEO인 김문수(36)씨. 빈틈없이 짜인 스케줄로 빡빡한 하루 하루를 보내지만 그만의 탈출구가 있다. 바로 회사 근처의 오락실에서 강가에서 낚싯대를 휘두르듯 물고기를 낚는 것이다.

지씨텍(http://www.gctech.co.kr)의 '판타지오브피싱' 게임기가 김씨의 낚시터다.

"예전에 밤낚시하러 자주 다녔는데 요즘엔 시간이 없어 통 못갔습니다. 우연히 다섯살짜리 아들과 오락실에 들렀다 낚시 게임이 있는 걸 알게 됐지요. " 실제 고기를 낚는 듯한 손맛에 끌려 아예 취미생활이 됐다.

갤러그.너구리.보글보글 등 의자에 앉아 버튼 몇 개로 조작하던 90년대식 게임과 달리 요즘은 일어서서 온 몸으로 느끼는 체감형 게임이 대세다. DDR처럼 발로만 하던 댄스게임도 사이버 DJ를 따라 자유롭게 양팔과 온몸을 사용해 즐기는 체감형 게임으로 발전했다.

스포츠와 어드벤처 게임 분야에서도 체감형 게임기가 인기다. 직접 말에 탄 듯한 기분을 재현해 주고 속도감도 느낄 수 있는 경마게임, 게임 진행에 맞춰 좌석이 회전하는 등 실제 상황으로 착각하게 만들어주는 서바이벌 게임도 있다.

◇ PC처럼 변신하는 게임기=기존의 오락실 게임기는 처음 출시된 게임만 할 수 있다는 게 단점. 유행이 지나면 찾는 사람이 없어 오락실 업주에게 큰 부담이 됐다. 이러한 기존 게임기의 단점을 보완한 PC기반의 게임기들이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채널조이(http://www.channeljoy.co.kr)가 개발한 'DWA(Doing With Amusement)' 는 체감형 복합 게임기. PC처럼 소프트웨어만 추가하면 체감형 댄스 게임부터 슈팅.액션.어드벤처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안다미로(http://www.andamiro.co.kr)의 '펌프' 는 최신곡을 계속 추가하는 것은 물론 발 동작.화살표 등의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엑스포테이토(http://www.expotato.co.kr)의 '컴온베이비' 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추가할 수 있다.

◇ 네트워크 게임기도 준비 중=대형 오락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게임기를 도입, PC방에 빼앗겼던 고객들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네트워크 게임기와 시설이 도입되면 서울 오락실과 부산 오락실 이용자들이 춤 실력을 겨뤄볼 수도 있다.

이오리스(http://www.eolith.co.kr)와 CCR(http://www.ccr.co.kr)는 인기 온라인 게임인 '포트리스2블루' 를 오락실 게임기용으로 새롭게 출시하면서 같은 오락실 내 다른 게이머와 대전할 수 있도록 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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