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사망자는 순교" 빈 라덴 성전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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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항공기 돌진 테러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자신에 대한 포위망이 좁혀오는 가운데 24일 항미성전(抗美聖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빈 라덴은 이날 팩스로 카타르의 위성방송국 '알자지라' 의 카불지국에 보낸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을 '십자군' 에 비유하면서 파키스탄의 이슬람 교도에게 '지하드' (성전)를 촉구했다.

빈 라덴은 테러사건 직후 "나는 테러와 무관하다" 는 성명을 낸 적이 있으나 지하드를 촉구한 것은 테러발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빈 라덴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군은 기독교도들로 이뤄진 '거대한 십자군' " 이라며 "이슬람의 땅인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파키스탄의 이슬람 동포들이 일어설 것을 호소한다" 고 말했다.

빈 라덴은 또 "우리는 탈레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지도 아래 확고한 성전에 임하고 있다" 며 지난주 반미시위 도중 숨진 파키스탄인 3명을 '최초의 순교자' 로 규정했다.

이날 성명문은 아랍어로 인쇄돼 있었으며 끝에는 23일 날짜와 오사마 빈 무하마드 빈 라덴이란 자필서명이 있었다. 알자지라 방송은 1999년 빈 라덴의 인터뷰와 성명을 방송했었다.

빈 라덴은 특히 "파키스탄은 이슬람을 수호하는 최전선에 서 왔고 아프가니스탄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자국 뿐 아니라 파키스탄을 지키는 선봉이었다" 며 두 나라간의 연대를 강조하고 "유대.기독교 십자군을 무찌를 수 있도록 신에 기도한다" 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즉각 페르시아만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이슬람 국가는 이슬람 인들의 자유의지에 맡길 것" 을 촉구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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