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가뭄 90일 더 지속되면 식수고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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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전시가 수자원공사에 대청댐 방류량 감축을 요청하고 5만 가구분의 절수기기를 조기 보급키로 하는 등 비상 급수대책에 나섰다.

가을 가뭄이 계속되면서 대전 ·충청지역 식수원인 대청댐 유효 저수량이 예년의 20%선으로 떨어지고 밭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등 피해가 코앞에 닥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댐 ·저수지=4백여만 대전 ·충청 주민들의 식수원인 대청댐의 24일 현재 수위는 62.9m로 지난해 이맘때(78.2m)보다 15.3m 낮다.

또 유효 저수량은 1억7천2백만t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20.2%에 불과,더 이상 비가 안 올 경우 90일이면 식수원이 바닥날 것이라는 게 대전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24일 비상 급수 대책을 마련,한국수자원공사측에 “현재 초당 17t정도인 댐 방류량을 15t이하로 낮춰 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또 14.8%의 절수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화장실및 목용탕용 절수 기기(4만7천9백가구분)를 당초 예정보다 두달 앞당겨 오는 10월까지 모두 설치하기로 했다.

최대 저수량 27억5천만t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댐인 충주호는 24일 현재 수위가 1백20.1m로 홍수 비상 수위(1백45m)보다 25m 낮다.

또 저수율이 36.5%에 불과,충주∼신단양 사이를 운항하는 유람선이 올해는 한차례도 운행되지 못했다.

충주댐은 수위가 1백10m이하로 내려가면 발전이 불가능,앞으로 가뭄이 1달이상 계속되면 전력생산까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한전측의 설명이다.

저수지 저수량은 이날 현재 충남(9백12개)이 평균 50.2%,충북(8백24개)이 64.2%로 예년 이맘 때(평균 80%대)보다 크게 낮다.

◇밭작물=벼의 경우 수확기에 접어들어 큰 피해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김장용 배추 ·무와 생강등 일부 작물이 생육에 지장을 받고 있다.

생강 재배 농민인 이종흥(58·서산시 부석면 강당리)씨는 “3천여평의 생강밭에 스프링쿨러로 물을 뿌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이미 20%이상의 생강 잎이 시들어 수확량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전=최준호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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