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TV영화] KBS2 '스네이크 아이즈'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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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 스네이크 아이즈 (KBS2 밤 10시35분)='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더 록' '비상근무' 의 니콜러스 케이지가 주연한 스릴러. 그가 맡은 릭 형사는 뒷골목 건달들을 윽박질러 돈을 뺏고 그 돈으로 도박과 마약을 일삼는 부패 경찰이다. 건들건들대던 그가 돌연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첨단 무기를 둘러싼 음모를 밝히는 민완 형사로 변신하는 이야기다.

헤비급 복싱 경기가 벌어지는 애틀랜타의 한 체육관. 국방장관을 비롯한 1만여명의 관중이 이 빅 이벤트를 보러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고 챔피언이 매트에 다운되는 순간 장관이 총에 맞아 암살당한다. 경호책임자인 케빈 중령(게리 시니즈)은 릭 형사와는 오랜 친구사이. 릭은 친구를 돕는다는 심정으로 수사팀에 합류한다.

히치콕을 추종하는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미션 임파서블' 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코엡과 다시 손잡고 만든 이 영화는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 그리고 무기 판매와 관련된 이해관계의 실타래가 풀려가는 과정을 보는 묘미가 깊다.

특히 도입부부터 약 20분간 장면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이른바 롱 테이크 기법이 보는 이를 압도하고 장관이 암살되는 순간을 여러 각도에서 처리한 방식도 인상적이다. 제목은 카지노에서 쓰는 용어로 두 개의 주사위를 던졌을 때 모두 1이 나오는 '최악의 상황' 을 가리킨다고.

원제 Snake Eyes. 1998년. ★★★☆

*** 사랑의 상처 (EBS 밤 10시)=미국 태생이지만 50년대 메카시 선풍을 피해 영국에서 활동한 조셉 로지(1909-85) 감독의 작품. 옥스퍼드 대학 교수 스티븐(더크 보가드)은 집 밖에서 나는 굉음에 놀라 뛰쳐나간다. 자동차 사고가 났던 것. 스티븐의 제자인 윌리엄(마이클 요크)은 즉사했고 윌리엄의 약혼녀 애나(재클린 사사드)는 쇼크 상태에 빠져 있었다. 사태를 수습하고 집으로 돌아온 스티븐은 두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한다. 이처럼 영화는 플래시백을 통해 스티븐과 동료 교수 찰리(스탠리 베이커), 윌리엄과 애나 사이에 얽힌 복잡한 애정 관계의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간다.

원제 Accident. 1967년작. ★★★★

*** 롱키스 굿나잇 (MBC 밤 11시10분)=사만다(지나 데이비스)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다. 어느 날 교통 사고를 당한 후 기억을 하나씩 회복한다. 기억이 살아날수록 뭔가 불길함을 느낀 그녀는 사립탐정 헤네시(사무엘 잭슨)에게 과거를 조사해 달라고 부탁한다. 구성이나 액션 등 오락적인 면에서 그럭저럭 무난한 작품. 레니 할린 감독. 원제 The Long Kiss Good Night. 1996년작. ★★★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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