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카드 … 금융 거래, 한 우물 파면 ‘+ ’가 솟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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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단골 우대. 업종 불문하고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기본 전략이다. 금융그룹들이 단골 우대 전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계열사별로 따로 관리하던 단골 고객들을 모두 합쳐 관리하는 것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살려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고객 입장에선 우대 서비스가 늘어나는 걸 기대할 수 있다. 쪼개져 있던 실적이 하나로 모여 덩치가 커지면서 고객 등급이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증권·보험·카드 등을 한 금융그룹으로 몰아 이용할수록 혜택이 커진다.


우리금융그룹은 다음 달 1일부터 ‘우리보너스패밀리’라는 통합등급 제도를 실시한다. 그룹 계열사인 우리은행·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파이낸셜의 고객 실적을 하나로 묶어 관리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담보대출을 제외한 총 거래실적이 3억원 이상이면 플래티넘, 1억원 이상이면 다이아몬드 등급이다. 우리은행과 10년 이상 거래하면서 자동이체를 3건 이상 등록했다면, 실적 기준(500만원)에 못 미쳐도 프리미엄 등급을 준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만 따졌을 때 전체 고객 중 28%가량이 프리미엄 등급 이상에 들어간다.

우수 고객이 되면 인터넷·텔레뱅킹 수수료가 붙지 않고, 공모주 청약을 할 때 한도를 높여주는 건 기본이다. 골드 등급(기준 3000만원)부터는 자동화기기·창구 송금 수수료나 신용카드 연회비를 면제해 주고, 신차 할부금리도 깎아 준다. 우리금융그룹 시너지추진부 김민교 부부장은 “우리은행과 거래하면서 다른 증권·보험사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데, 이런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도 이와 비슷한 ‘KB스타클럽’제도를 운용 중이다. 이전엔 은행 거래실적 점수로만 고객 등급을 매겼지만, 2월부터는 KB투자증권·KB생명 거래 실적까지 합산해 점수를 낸다. KB스타클럽의 고객이 되면 수수료와 금리 혜택이 쏠쏠하다. 주식은 물론 선물·옵션 매매 수수료를 등급에 따라 깎아 준다. MVP스타, 로얄스타 등급 고객에겐 국민은행 예·적금 금리도 0.1~0.15%포인트 더 얹어준다.

신한금융그룹의 고객 우대 프로그램은 ‘탑스클럽’이다. 5개 계열사(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신한카드·신한생명·제주은행) 중 한 곳에서라도 탑스클럽 고객이 되면, 모든 곳에서 우대 혜택을 준다.

하나금융그룹은 2008년부터 하나은행·하나대투증권·하나SK카드 실적을 하나로 합쳐 그룹 통합고객 등급을 정한다. 예금·펀드·자동이체·카드 실적과 함께 거래기간까지 고려해 등급을 매긴다. 등급에 따라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주거나 깎아 준다. 환전·송금할 때 환율도 우대해 준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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