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본격 순매도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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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 테러사건 이후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주식을 많이 내다팔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단기매매에 의존하는 외국 헤지펀드들이 지난주 이후 시세차익을 챙기기 위해 주식을 매도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를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면서 그동안 손놓고 있던 외국 펀드들이 한국주식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8일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거래소 1천1백16억원, 코스닥 99억원 등 모두 1천2백1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 순매도 규모는 지난 7월 24일 이후 최대수준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의 테러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5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데 그쳤으나 미국 증시 개장일인 지난 17일 이후 순매도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해 WI카 증권의 김기태 이사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며 "외국인들이 한국을 떠나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상황인 데다, 미국 테러에 따른 충격이 국내 증시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여서 더 이상 대규모 매도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굿모닝증권의 이근모 전무는 "그동안 관망했던 해외 펀드들이 한국주식 매도에 착수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야 한다" 고 말했다.

현대투자신탁 관계자는 "시가총액 비중이 38%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 계속 매도할 경우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것" 이라며 "외국인 매도공세의 영향은 외국인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낮은 코스닥시장(8.8%)보다 거래소 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봉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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