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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새우가 '사촌'… 절지동물 새 계통도 밝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국내 학자가 그동안 촌수가 먼 것으로 알려졌던 매미와 새우, 지네와 거미가 각각 사촌 정도로 가까운 관계라는 사실을 밝혀내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경북대 황의욱(黃義郁.32.사진.분자계통분류학)교수는 절지동물(다리에 마디가 있는 무척추동물)의 전체 미토콘드리아(생체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 1만6천여개의 DNA 염기서열을 비교.분석해 곤충.갑각.협각.다지류 등 네가지 분류군간의 계통관계를 새로 밝혀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 13일자에 발표했다.

이같은 黃교수의 연구는 절지동물의 계통도를 새로 정립한 것으로 생물교과서를 새로 써야 할 정도라는 평가를 학계로부터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논문은 네이처지(誌)의 '하이라이트' (주요 논문 요약)에까지 실렸다.

黃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곤충류(昆蟲類:매미.나비 등)는 형태가 유사한 다지류(多肢類 : 지네.노래기 등)보다 갑각류(甲殼類 : 게.새우.물벼룩 등)와 더욱 가까운 관계며, 다지류는 오히려 협각류(鋏脚類 : 거미.전갈.투구게 등)와 근연(近緣)관계라는 것.

黃교수는 "곤충류와 갑각류가 근연관계라는 것은 최근 들어 많은 학자들이 지지해 왔으나 기존 학설이 주장해온 곤충류와 근연인 다지류의 위치가 불명확한 상태였다" 며 "이번 연구를 통해 불명확한 상태로 남았던 다지류와 협각류간 근연이 밝혀졌다" 고 말했다.

黃교수는 "인간과 밀접한 절지동물은 농업.보건위생.약재.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귀중한 자원" 이라며 "이 논문이 계통도를 새로 정립하고 인근 학문이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고 덧붙였다.

'네이처' 는 1백30여년 전부터 영국에서 발간돼온 학술지로 전세계 과학자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엄중한 심사를 거쳐 우수 과학논문만을 게재해오고 있으며 그동안 X-레이 발견, 복제양 돌리, 중성자 발견 등 획기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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