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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선의 책끼 읽끼] 바르게 띄어읽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 생쥐 스프 <아놀드 로벨 글.그림, 엄혜숙 옮김, 비룡소>

특수한 힘이나 마력을 지닌 사람.동물이 속임수를 쓰는 옛날이야기가 있다. 일종의 사기꾼(트릭스터)이야기다. 사기꾼은 본디 사회에 악영향을 미쳐 환영받지 못하는데 옛날이야기에선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속임수를 써서 사회 저변의 비리를 파헤치거나 우리가 이루지 못한 이상에 불을 지펴주기 때문이다.

사기꾼 이야기엔 약자가 속임수를 써서 강자를 이기는 이야기도 포함된다. 이러한 사기꾼은 생쥐나 거미처럼 몸집이 작고 힘도 약해 우선 독자의 동정을 산다. 하지만 강자인 상대보다 훨씬 영리해 속임수를 써서 상황을 교묘히 역전시켜 놓곤 한다.

동화 『생쥐 스프』에 나오는 생쥐가 바로 이런 경우다. 생쥐가 족제비에게 잡혀 목숨을 잃게 될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생쥐는 빈틈없는 말솜씨로 오히려 족제비를 속여 골탕을 먹인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천일야화』의 구조를 빌렸다.

특히 『생쥐 스프』는 저학년 학생의 언어 발달에 도움을 주는 동화다. 같은 낱말과 문장이 반복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돼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또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나오듯 어구 단위로 띄어 읽기를 하며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편집돼 읽기 활동을 하기에도 좋다.

가령 어린이가 '족제비/한/마리가' 를 '족/제비한/마/리가' 로 잘못 나눠 읽는다면 작은 종이나 자로 다른 글자를 가리고 한줄만 눈에 들어오게 어구 단위로 읽는 훈련을 시켜 보자.

『생쥐 스프』 책은 '족제비 한 마리가/갑자기 튀어나오더니/생쥐를 잡았어요. ' 처럼 한 문장을 세개의 어구로 나눠 편집했는데, '족제비 한 마리가' 만 눈에 들어오게 아래 글을 가린다. 이렇게 낱자로 읽지 않고 어구 단위로 읽는 훈련을 하면 독해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 조기독서 프로그램 책끼읽끼(http://www.readingcatch.com) 구독 및 독서 상담 02-379-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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