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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암 발생 특징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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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16개 시·도 중 인구 분포를 고려한 신규 암 환자(인구 10만 명당)가 가장 많은 지역은 대전(302.8명)·전남(294.1명)·대구(290.8명) 순이었다. 강원(236명)은 가장 적었다.

지역별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것은 갑상샘암이었다. 대전과 전남은 발생률이 각각 62.9명과 64.5명으로 강원의 3.8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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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보건정책과 이재옥씨는 “갑상샘암을 비롯해 암 발생률이 대전에서 높은 이유는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대전의 수검율이 30.3%로 가장 높았다.

위암은 충북(50.8명)이 가장 높았다. 강원의 1.4배였다. 육식 등 서구형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대장암·유방암·전립샘암은 서울이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식습관이나 주변 환경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분석한다. 충북도청 보건정책과 공중보건의 명준표씨는 “충북의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식습관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충북은 유일한 내륙지역이라 염장 생선 등 짠 음식을 먹는 습관이 있다는 것이다.

전남(29.7)과 경남(29.5)의 간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섬진강·영산강·낙동강 인근 주민들이 민물고기 생식을 즐기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주요 강 유역의 간디스토마 감염률을 조사한 결과 섬진강·금강·낙동강 주변이 높았다. 간암 발생 통계에는 담도암도 포함된다. 간디스토마는 담도암의 주요 원인이다.

같은 지역이라도 암별 발생률은 차이가 난다. 간암 발생률 1위인 제주는 대장·폐·유방암의 발생률이 가장 낮았다. 충북은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반면 간암은 가장 낮았다.

흡연·B형 간염 등 암을 일으키는 요인과 발생률이 일치하지는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조사(2009년)에서 강원이 남성 흡연율 1위였으나 폐암 발생률은 8위였다. 또 서울은 B형 간염 항원 양성률(2005년)이 가장 높지만 간암 발생률은 14위였다.

세브란스병원 연세암센터의 정현철 원장은 “우리나라 암환자는 원래의 거주지와 치료병원 소재지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지역별 흡연율·음주율·검진율 등의 자료가 더 축적돼야 암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정책사회선임기자(팀장), 김정수·황운하·이주연 기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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