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새 중앙박물관 운영 가닥 잡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용산에 새로 짓고 있는 중앙박물관에서 어떻게 관람객들을 맞을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이 만들어졌다.

1997년에 착공한 새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 부지 안에 버티고 있는 미군 헬기장의 이전, 공기 지연 문제 등이 발목을 잡아 준공일자는 당초 계획보다 최소 1년6개월 이상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시실을 어떻게 배치해 무엇을 전시할 것인지는 큰 방향이 잡힌 것이다.

그동안 새 박물관 운영에 관해서는 전시실을 어떤 개념으로 운영할 것인지, 전시할 유물과 이를 관리.운영할 학예 인력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가 논란거리로 남아 있었다.

전시 부문에서는 특히 고고와 역사 영역이 시대적으로 중복되고 통합적 성격이 약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었다. 중앙박물관측은 전시관 1층을 고고와 역사 영역으로 나누되 시기적으로 서로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역사 영역에서는 고려시대 이후 근.현대에 이르는 중앙박물관 소장 역사자료를 '주제별' 로 분류해 전시할 계획이다.

중앙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박물관을 고고유물과 미술사적인 개념으로 운영해 왔는데 여기에다 역사영역을 추가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며 "역사 영역은 전쟁사 박물관 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어서 이번에 이를 새로 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다" 고 말했다.

당초 고고영역은 기존의 전시 형태를 그대로 가져가고, 새로 추가하는 역사영역에서도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역사를 유물과 복제품.모형 등으로 전시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두 영역에서 시기가 겹친다는 지적이 나와 이번에 새 개정안을 만들어 확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시관 1층은 크게 시대별 고고 유물 전시관과 고려시대 이후부터를 주제.장르별로 분류한 역사관으로 나뉜다. 1층을 제외한 2층(미술 Ⅰ.기증관), 3층(미술 Ⅱ.동양관), 기획전시실.어린이관 등은 기존 설계에서 커다란 변동이 없다.

한편 새 박물관은 전시 면적 8천1백평에 전시 유물이 1만2천2백여점에 달한다. 기존 박물관의 전시품이 5천1백점인 것과 비교하면 2.4배에 달하는 셈이다. 따라서 새 박물관의 넓은 공간을 채울 만한 유물을 확보했느냐가 문제로 제기돼 왔다.

중앙박물관측은 전체 소장 유물이 20만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전시할 유물이 부족한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3층의 동양실에 전시할 아시아 각국의 유물들은 현재 장기대여 형식으로 빌려오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학예인력도 3년 동안 4백11명을 충원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1단계로 41명을 확보했다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유광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