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뷰] SF 고전 '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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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우주시대 3만년의 인류 역사를 그린 영미 SF의 고전 '듄 연대기' 가 완역된다.

1990년대 초 풀빛 출판사가 4부까지 출간하다가 절판됐었는데, 황금가지가 다시 1부 『듄』 네 권을 시작으로 마지막 6부 『듄의 신전』까지 총 20권을 한 사람의 역자를 통해 차근차근 내놓기로 한 것이다.

1965년 미국에서 발간되자마자 공상과학소설 최고의 영예인 네뷸러상(65년).휴고상(66년) 등을 휩쓸었던 이 책은 지난해에도 TV미니시리즈로 만들어지는 등 여전히 전세계 SF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작이다.

우리나라엔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84년)나 게임 '듄2' 등이 더 잘 알려져 있지만, 한 인터넷 서점에 올 초까지도 올라와있는 독자서평을 보면 소개되다 만 이 소설에 대한 국내 SF팬들의 갈증도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구하지도 못하는 책을 책방 아저씨를 괴롭혀 가면서 어찌어찌 4부까지는 다 읽었다. 마치 물리학의 법칙이 종말을 맞는 블랙홀의 특이점 속처럼, 좁고도 한없이 넓은 듄의 세계는 짧디짧은 어리기만 한 내 인생 소견으로는 이해의 지평선 너머에 있다. 누군가 또다시 오역도 고치고, 깨끗이 다듬어 책으로 내놓아 주기를 정말로 빈다. (일전에 모 통신망에서 듄 동호회 만들려다 실패한 사람)"

"이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이 소설 속에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수와 마호메트, 구세주 신앙, 신비주의, 아라비아의 로렌스, 석유파동, 자원민족주의, 히피문화, 체 게바라, 서양 중세의 사회상, 불로장생, 신학, 정신분석학, 심리학 등등. 언제건 나머지 부분과 함께 다시 번역되어 출판되기를 빈다. (SF팬)"

작가인 프랭크 허버트가 죽을 때까지 20년에 걸쳐 만들어낸 사막의 행성 '듄' 이라는 인류 미래의 세계가, 독특한 주인공들과 탄탄한 플롯, 정교한 문장과 함께 SF소설의 묘미를 확실히 느끼게 해 준다.

3개월에 한 부씩 출간할 예정이라 하니 이미 4부까지 읽었던 팬들은 다시 세심히 번역된 작품을 읽으며 기다리는 '즐거운 고통' 을 좀더 감내해야 할 듯 싶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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