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한한 요헨 자이츠 푸마 CEO는 “푸마는 다이내믹한 야생 퓨마의 특징을 살려 세계 3대 스포츠 브랜드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푸마 코리아 제공]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한 자이츠 회장은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덩치 큰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가 가장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원칙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그는 “17년 전 푸마는 당시 잠자고 있었다”며 “기능성은 좋았지만 유행에 둔감했다”고 회고했다. 글로벌 브랜드이면서도 직원의 70%가 독일인이었고, 독일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만 생산하고 있었다. 구조조정 과정은 험난했다. 직원 3분의 1 가까이를 정리했고, 직원들의 평균 연령도 10~15세 낮췄다. 직원 구성도 다국적으로 바꿔 지금은 전체의 6~7%만 독일 출신이다.
무엇보다 공들인 작업은 브랜드 재정립. 자이츠 회장은 우아하고, 힘있고, 다이내믹한 야생 퓨마의 특징을 브랜드에 살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명품 디자이너 질 샌더스와 93년 협업을 시작했다. 그 뒤 프라다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영국 출신 닐 배럿의 참여(2001년), 명품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디자인한 한정판 백(2003년), 세계적인 프랑스 출신 산업디자이너 필립 스탁과의 공동 작업을 통한 신발(2004년) 등 브랜드에 패션을 입히는 행보가 이어졌다.
스타 마케팅도 치밀하고 일관된 브랜드 전략을 따랐다. 그는 “성적 좋고 유명하다고 푸마의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멋진 패션 감각과 스타일이 있어야 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푸마가 후원하는 단거리 육상스타 우사인 볼트와 자메이카 육상대표팀,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이 대표적. 닐 바렛이 디자인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유니폼은 세계 축구팀 유니폼 중 ‘가장 섹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스포츠 브랜드 시장이 나이키와 아디다스(푸마와 아디다스는 아돌프·루돌프 다슬러 형제가 설립한 형제회사다)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고 묻자 자이츠 회장은 “시장과 소비자는 2개 브랜드만 원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사람들 가운데 90%가 푸마 브랜드를 알고 있다”며 “이는 엄청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푸마 브랜드와 컨셉트가 맞는다면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골프채로 유명한 ‘코브라’를 최근 인수한 것도 그래서다. 그는 “코브라와 푸마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며 “코브라 브랜드가 푸마가 가진 패션성과 야생성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