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암 치료 메카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부산이 암치료의 메카로 변신한다.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연구병원인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이 들어서고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 개발도 시작됐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서 23일 문을 여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연구와 진료를 겸하는 ‘연구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본관 병원동(지하 2층·지상 9층, 304 병상)과 연구센터(지상 3층), 검진센터(지하 1층·지상 2층) 등 3개 건물에 전체면적 5만2727㎡ 규모로 지어졌다. 1775억원을 들여 2006년 10월에 착공했었다. 6월까지 시범 운영을 한 뒤 7월부터 환자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로봇팔이 위치가 바뀌는 암을 따라가며 방사선을 쏘는 사이버 나이프, 특수부위 암을 치료하는 선형가속기(IG-IMRT), 숨어 있는 암의 전이여부를 찾아내는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등 첨단장비를 갖추었다. 원자력의학원 본원, 서울대병원, 삼성병원 등 14개 병원과 의료 정보를 공유하는 과학망도 구축해 암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하게 된다.

이에 앞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이종인 한국원자력의학원장은 19일 부산시 기장군에 들어설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중입자가속기란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그 에너지 빔(선)을 암세포에 쏘는 최첨단 의료기기이다. 암세포 파괴력이 기존 X선이나 양성자 빔의 평균 3배에 이른다. 중입자는 무겁기 때문에 피부나 정상 조직은 뛰어 넘고 인체 깊은 곳의 암 조직만 집중적으로 파괴한다. 정부가 2003년 권역별로 설치할 방침을 정하자 부산시가 유치활동을 벌여 지난해 11월 부산 유치로 확정됐다. 현재 일본·독일 ·프랑스·미국 등 선진국에서 총 18기가 운영 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중입자가속기 설치 장소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좌동리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인근)로 2015년까지 국비·시비 등 1950억원이 들어가 부지 8만8360㎡, 전체면적 1만2800㎡ 규모의 중입자 치료센터, 연구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찬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은 “암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가는 환자들이 부산으로 되돌아 올 날이 멀지 않았다. 중입자 가속기가 가동되면 해외환자들로 몰려오는 동북아 의료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