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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축전 마지막날 표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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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행사 참가 엿새째 날이자 서울 귀환을 하루 앞둔 20일 남측 대표단은 북측과 공동보도문 작성을 위한 막바지 협상에 박차를 가했다.

○…남측 대표단은 19일 밤 보도문 초안을 북측에 전달했고, 북측은 20일 오전 자신의 초안을 남측에 전달했으나 남측은 "북측의 초안이 기대에 너무 미흡하다" 며 돌려보냈다.

남측 관계자는 "우리측 초안은 이산가족의 추석상봉 등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으나 북측 초안은 원론적 수준인 데다 남측 입장에서는 부적절한 내용까지 담고 있어 수용할 수 없었다" 고 설명했다.

북측은 남측이 제의한 올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선물교환 제의에 대해 "이산가족 문제는 적십자사가 전담하는 것으로, 민간 차원의 행사에서 거론할 성격이 아니지 않으냐" 며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남측은 "민화협 차원에서도 거론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고 거듭 주장, 일단 공동보도문 논의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남측 대표단 관계자는 "북측은 개막식 참석자에 대한 남측 여론추이를 계속 질문해 왔다" 면서 그러나 "대답할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얼버무리고 말았다" 고 밝혔다.

"그는 남쪽 정권의 지지도와 내년도 대선에 대해 은근히 물어보는 북측 인사도 있었다" 고 덧붙였다.

○…남북 종교인들은 20일 오전 9시40분부터 40여분간 고려호텔 소회의실에서 남북 종교인 모임을 갖고 교류방안을 협의했다.

북측에서는 조선종교인협의회의 장재언 회장.한일선 사무국장.오경우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서기장 등 7명이, 남측에서는 변진홍 목사 등 7대 종단 대표들이 참석했다.

장재언 회장은 "각 종단에서 동포애로 지원해준 데 대해 고맙다" 고 사의를 표시했으며 남측은 "개.폐막식에서 서로 의견이 달라 섭섭한 것이 있었다. 미안하다" 고 답했다.

원불교 대표는 북쪽에 문화재가 잘 보존돼 있는 만큼 문화재 공동발굴을, 유교 대표는 향교와 서원의 공동복원을, 천도교 대표는 종교인의 상호왕래 확대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불교 대표인 명진 스님은 "평화에 대한 염원이 간절하니 평양에서 종교인들이 평화선언을 만들어 선포하자" 는 의견을 표명했으며, 이에 대해 장재언 회장은 "검토해 보겠다" 며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20일 오전에는 고(故) 이한열씨의 어머니 배은심씨와 박승희씨의 부친 박신배씨가 평양의학대학 학장 및 평양한덕수경공업대학 관계자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배씨와 박씨는 이들 대학이 각각 건네준 명예졸업장을 "통일되면 받아가겠다" 며 되돌려주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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