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다이애나비 집사 물품 절도 혐의 기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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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런던=연합]영국의 고(故) 다이애나비의 집사를 지낸 폴 버렐(42)이 다이애나비.찰스 왕세자.윌리엄 왕세손 등 3명의 물건 3백42점, 시가 5백만파운드(약 1백억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지난 16일 기소됐다.

지난 1월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있었던 버렐은 이날 런던의 웨스트엔드 중앙경찰서에서 신문에 응한 뒤 기소됐다.

버렐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채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물건들은 모두 다이애나비가 자신에게 준 것" 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훔친 물건이라고 경찰이 주장한 것들 가운데 찰스 왕세자의 물건은 여섯개로, 영화 '인디애나 존스' 촬영 때 주연 해리슨 포드가 쓴 채찍이 포함돼 있다.

다이애나비의 물건은 편지.모자.핸드백.사진.CD 등 수백점에 달한다. 윌리엄 왕세손의 물건은 21점으로 모친에게서 받은 카드와 사진 등이다.

버렐은 1986년 왕실에 들어가 왕세자 부부가 이혼한 뒤에도 다이애나비의 곁에 있었으며, 다이애나비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이라고 말할 정도의 측근이었다. 97년 다이애나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당시에는 찰스 왕세자보다 먼저 파리로 가서 그녀의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다.

이같은 왕실과 다이애나비에 대한 봉사의 공로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로열 빅토리아 훈장을 받았다. 버렐은 그 후 다이애나비 추모기금의 관리자로 일하다가 98년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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