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까지 '제주국제관악제' 대향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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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돌과 여자와 바람이 많다고 해서 삼다도(三多島)라고 했던가. 천혜의 관광지 제주도의 자랑거리로 하나를 더 보태라고 하면 제주도민들은 선뜻 대답할 것이다. 제주국제관악제(JSBF)라고.

이번 주 휴가의 행선지를 제주로 잡았다면 두 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피서도 즐기고 흥겨운 브라스밴드의 연주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3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서귀포시립관악단(지휘 양경식)의 연주로 팡파르를 울린 JSBF가 오는 20일까지 계속된다.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오후 3시),

제주해변공연장.서귀포 천지연폭포야외공연장(오후 8시).

제주 한라수목원 잔디광장(13~14일, 16~17일 오후 8시)등에서 관악의 대향연이 펼쳐진다.

경연(競演)은 아니지만 1회 공연에 3개팀이 차례로 한 무대에 서는 방식으로 꾸민다.

일본.중국.대만.홍콩.독일.마카오.말레이시아.싱가포르 9개국 431개 관악팀, 2천7백여명이 연주하는 대규모 페스티벌이다. 야외공연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배낭을 겸한 접의자를 하나쯤 준비해도 좋을 듯하다.

광복절(15일)엔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광장 →중앙로 →탑동 해변공연장을 잇는 시가 퍼레이드로 축제 분위기는 절정에 달한다.

오후 8시부터는 제주페스티벌밴드.제주연합합창단이 이동호(제주시향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비발디의 '두 대의 트럼펫을 위한 협주곡' ,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를 연주한다.

트럼페터 예슈한(葉樹涵).안희찬, 메조소프라노 김수정, 바리톤 최종우 등이 출연한다.

또 20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세계 관악계의 거장 알프레드 리드(80)가 지휘하는 페스티벌밴드가 '밀레니엄 Ⅲ' '아르메니안 댄스' 등을 들려줌으로써 피날레를 장식한다.

'섬, 그 바람의 울림!' 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JSBF는 올해로 6년째. 1995년 제주 토박이 관악인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출범, 격년제로 밴드축제와 앙상블축제를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는 95, 97, 99년에 이어 대중적 호응도가 큰 밴드 축제로 꾸며진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한국관악협회 제주도지부가 주관하는 JSBC의 올해 총예산은 5억여원.

장르의 특성상 실내와 야외,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관악(管樂)은 여름철 야외음악회의 꽃이다.

맑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타고 흐르는 관악 밴드의 연주는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축제의 특성을 잘 살려낸다.

지방마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축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제주국제관악제는 다른 곳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특산품' 이다.

제주도는 중.고교 브라스밴드의 전통을 잘 살려온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17개의 관악대가 활동 중이다.

학교 대항 축구대회가 열리면 관악대의 응원전이 더 치열하다. 98년엔 국내 최초의 시립관악단인 서귀포 시립관악단이 탄생하기도 했다.

064-750-7583.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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