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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 때 무릎서 ‘딱딱’ 소리 … 절제 않고 내시경으로 봉합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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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연골판이 찢어진 환자에게 최근 도입된 내시경 봉합시술을 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 무릎의 대표적인 질환인 반월상연골판 손상 시 귀담아 들어야 할 속담이다.

늘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김호명(가명·42)씨. 얼마 전부터 무릎에서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요즘은 조금만 걸어도 아픈 증상이 계속됐다. 진단 결과는 반월상연골판 손상. 다행히 그는 조기 발견과 치료로 연골판을 살릴 수 있었다.

초승달 모양의 반월상연골판은 대퇴골(허벅지뼈)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에 위치하는 충격 흡수장치. 웬만한 강도의 충격에도 끄떡없지만 스포츠 인구가 늘어나면서 수난을 당하고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문제는 초기 증상을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한다는 사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절제술과 봉합술로 나뉘는데, 연골판을 50% 이상 넓게 제거할 경우 퇴행성관절염 발생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전히 절제술이 높다. 힘찬병원이 올 1~3월 반월상연골판 수술을 받은 40~50대 193명(남 119명, 여 74명)을 분석한 결과, 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131명(68%)으로 봉합술(62명, 32%)의 두 배가 넘었다.

또 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부상을 당한 뒤 수술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4.3주로 100일 이상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봉합술을 받은 환자는 부상에서 수술까지 평균 2.7주에 불과했다. 많은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쳐 연골을 잘라내야 하는 상황까지 간 것이다.

반월판연골 손상은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층보다 의외로 중년층이 많다. 힘찬병원이 반월상연골 손상 환자 839명을 분석한 결과, 40~50대 중년층이 전체의 58%(484명)로 반수를 넘었다. 10대는 2%(16명), 20대 6.7%(56명), 30대 8.8%(74명).

중년에 환자가 느는 것은 노화와 관련이 있다. 연골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섬유질이 퇴행해 작은 충격에도 손상을 입는다는 것. 비만한 사람이나 나이가 들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 원장은 “무릎이 삐걱대는 느낌이 들거나 걸을 때마다 통증이 있다면 경미한 외상이라도 반월상연골판에 이상이 없는지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자기 연골을 살리는 시술로 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이 대중화되고 있다.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삽입해 모니터로 관절 상태를 보며 찢어진 연골판 부분을 봉합하거나 다듬어 준다. 재활을 꾸준히 하면 2~3개월 뒤부터 가벼운 운동도 시작할 수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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