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신사 참배는 큰 대가 치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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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적인 국제정치전문가인 조셉 나이(사진)미국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시도에 대해 비난했다.

그는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12일자)에서 "전사자와 전쟁 범죄인을 동일시하는 것은 문제" 라며 "일본에도 커다란 손해이고 많은 미국인들도 당혹해하고 있다" 고 말했다. 다음은 발언 요지.

◇ "고이즈미의 잘못" 〓전몰자에게 경의를 표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合祀)돼 있는 것이 문제다.

전쟁범죄인이 무서운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미국인들은 일본인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일본이 한국.중국과의 관계를 해치려고 하는 데 대해선 당혹해 한다. 고이즈미가 참배할 경우 국제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는 상당히 클 것이다.

◇ "일본에도 도움 안돼" 〓모든 국가는 군사.경제력 등의 하드 파워와 문화.사상 등의 소프트 파워를 갖고 있다. 일본이 과거문제로 주변국가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면 일본의 소프트파워가 약해진다.

역사교과서 문제.야스쿠니 신사 문제는 일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 문제가 미.일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미국은 한.일관계가 원만하기를 바란다. 따라서 미국 이익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은 일본이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히려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 "다른 국가의견 배척은 문제" 〓과거 역사를 이용해 일본에 압력을 넣으려는 세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그들이 주장하는 역사가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다.

자국에 대해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갖는 것은 건전하지만 다른 국가.사람의 의견을 배척하고 자신에게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 일본이 주변국가와 역사문제를 원만하게 타결하는 것이 일본의 국익에 바람직하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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