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하 여사 3억2000만달러 상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아라파트 수반의 미망인 수하 아라파트(사진)는 약 3억2000만달러(약 3500억원)를 상속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의 일간 빌트지는 11일 아랍권의 알아라비야 방송을 인용해 수하 여사가 남편의 유산 가운데 이 액수에 상당하는 현금과 동산.부동산의 소유권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아랍권 및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아라파트 비자금의 10% 정도를 챙긴다는 얘기다.

알자지라 방송은 지난주 "아라파트 수반의 재산이 약 42억~45억달러에 이르지만 철저하게 자신이 관리해 그 소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절대권력을 쥔 아라파트 수반은 재정문제를 철저히 독점 관리했기 때문이다.

아라파트의 측근 및 유럽의 투자자문가들은 그가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 등에 다수의 호텔.레저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밀계좌는 스위스.오스트리아.룩셈부르크.케이먼군도 등에 개설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라파트는 또 튀니지.알제리의 주력 이동통신 회사들의 대주주로 알려지고 있다.

한때 이 같은 거액의 재산을 '넘겨받기' 위해 그동안 프랑스의 페르시 병원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에서 주요 인사들이 다녀가고 아라파트의 보좌관 및 부인 수하 여사와도 장시간 '진지한' 얘기들이 오갔다. 중동의 일부 언론은 아라파트가 뇌사와 혼수상태를 오가며 사실상 사망한 거나 마찬가지인데도 측근들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도 막대한 재산의 소유권을 둘러싼 싸움 때문이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메드 쿠레이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전 총리 등 아라파트의 측근조차 이는 공익재산이기 때문에 자치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베를린.카이로=유권하.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