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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음대 출신 삼총사 '신부수업''빈집' 등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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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한국 영화음악의 발전을 위해 모인 슬비안 멤버들. 왼쪽부터 김우근.이승우.이용범. 강정현 기자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신부수업'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음악은 다르다. 삽입곡들은 아직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인터넷 음악 사이트에선 여전히 '추천곡'이다. 올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빈 집'은 조용하면서도 음침한 분위기의 음악이 영화의 맛을 더욱 살렸다는 평을 듣는다.

이 곡들은 미국 버클리음대(보스턴 소재) 동창생 세 명의 공동 창작품이다. "제대로 된 영화음악을 만들어보자며 미국에서 '도원결의'를 했다"는 이승우(28).이용범(31).김우근(28)씨가 바로 그들이다.

세 친구가 영화음악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0월. 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한 직후였다. 함께'슬비안'이라는 회사를 차려 첫 일감으로 김현필 감독의 단편영화 '도로 눈을 감고'의 음악을 맡았다. 이 영화는 올해 칸영화제에 출품됐다. 두 번째 작품이'신부수업'의 주제가 및 삽입곡 21곡. 순수 창작곡으로만 채우는 욕심을 부렸다. 삼총사는 각기 다른 배경이 있다.

대표인 이승우씨는 조기 유학생 출신. 중학교 때 미국으로 가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전공을 바꿨다. "어려서부터 악기 연주를 좋아했는데 이국에서 외롭게 크다 보니 더욱 음악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고려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음악 감독 이용범씨는 돈만 생기면 OST를 사는 영화음악광. "어느 날 직접 곡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불쑥 유학길에 올랐다고 한다. 사운드 감독 김우근씨는 고교 때 그룹사운드 활동을 시작한 베이스 기타 연주자. 단국대 무역학과 재학 중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유학을 떠났다.

세 사람은 배경만큼이나 음악적 취향도 다르다. 대표는 클래식, 음악 감독은 부드러운 대중음악, 사운드 감독은 첨단 스타일의 역동적인 음악을 좋아한다.

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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