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30년대 화성에 우주인 보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우주인을 2025년까지 소행성에, 2030년대 중반까지 화성에 보낼 방침이다. 화성 탐사라는 원대한 계획을 통해 미국이 세계 최고의 우주국임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이르면 2016년께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해 미국을 따라잡으려 한다. 미국은 자체 우주정거장이 없어 러시아 우주정거장에 의존한다. 두 나라의 경쟁은 우주 개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과거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경쟁은 우주 개발을 앞당겼다. 그러나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이 엄청난 투자를 꺼리며 미국의 우주 개발은 답보 상태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를 방문, “2030년대까지 우주인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켜 지구와 화성을 왕복할 수 있도록 하고 화성 착륙도 가능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25년까지 장기 우주여행을 위한 신형 우주선을 만들겠다”고도 다짐했다. 이어 “달보다 더 먼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차세대 로켓을 연구개발하는 데 30억 달러(약 3조34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우주항공국(NASA) 예산으로 60억 달러(6조6800억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 2월 2011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입안된 ‘달 재착륙 계획(컨스털레이션)’을 중단시켰다. 컨스털레이션 계획에 따라 미국은 2020년까지 달에 유인 우주선을 다시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심한 상황에서 우주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컨스털레이션 계획을 취소하고 예산을 상업 우주선 연구개발비로 돌렸다. 우주 전문가들은 오바마의 우주 개발 축소 방침에 반발해 왔다.

한편 중국은 16일 우주 개발 장기 비전을 내놨다. 왕원바오(王文寶) 중국 유인우주개발판공실 주임은 “이르면 2016년께 중국 우주인들이 우주정거장과 우주화물선 도킹 작전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내년 상반기 우주실험실 타이쿵 1호를 발사한 뒤 하반기에 무인 우주선 선저우 8호를 발사해 중국 최초로 우주 도킹을 시도할 예정이다.

중국은 2012년 유인 우주선 선저우 9호와 선저우 10호, 2013~2016년 타이쿵 2·3호를 발사해 랑데부와 도킹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어 2016~2022년 우주정거장을 건설해 3년간 우주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워싱턴·서울=최상연 특파원·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