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행정관 전화 부적절, 청와대서 사표 종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사업자 선정과정에서의 외압의혹과 관련, 스포츠서울21 대표 윤흥렬(尹興烈)씨가 8일 저녁 인천지검에 고소인 자격으로 출두했다.

尹씨는 강동석(姜東錫)공항공사사장이 스포츠서울21이 대주주로 있는 에어포트 72 컨소시엄을 지원했다고 주장한 공항공사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사업단장을 지난 7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었다.

검찰은 李전단장도 10일께 소환할 방침이어서 외압 여부에 대한 시비가 수사를 통해 가려지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청와대는 사업자 선정 당시 공사측에 전화한 것으로 드러난 민정수석비서관실 국중호(鞠重皓.3급)행정관의 사표 제출을 종용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자진사퇴를 거부할 경우 직위해제 등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여야 공동의 진상조사단 구성과 국회 건설교통위의 즉각 소집을 이날 요구했다.

◇ 尹대표 출두=尹씨는 이날 오후 8시쯤 스포츠서울21의 강호성 고문변호사 등과 함께 인천지검에 출두,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尹씨는 검찰에서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신문사와 개인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다" 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강동석 사장도 이날 오후 李전단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姜사장은 "수익성을 고려한 경영판단에 따른 의견 표명을 특정업체를 위해 평가기준 조작으로 허위 유포해 본인과 인천공항공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고 주장했다.

◇ 청와대 조사=鞠씨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인 청와대 고위 사정관계자는 "청탁.압력 여부를 떠나 강동석 사장과 이상호 전 단장에게 통화를 하면서 사전.사후에 직속상관인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청와대 내규를 어긴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鞠씨는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로비가 치열하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확인했으며, '공정하게 하라' 고 당부했을 뿐 청탁이나 압력을 가한 사실은 없다" 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국.정영진.김창우 기자

▶ '인천공항 의혹' 기사 모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