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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개편 공공연한 입소문 나돌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권 내 권력구도의 3대 축인 이한동(李漢東)총리와 김중권(金重權)민주당 대표, 한광옥(韓光玉)청와대 비서실장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2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청남대 휴가기간 중 ▶10.25 국회의원 재.보선▶언론 세무조사▶9월 정기국회 등을 두루 감안한 인적 개편을 구상할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당내에선 특히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민심잡기와 권력시스템 재정비 차원의 쇄신책이 8~9월에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청와대 참모진을 통해 金대통령에게도 전달됐다고 한다.

◇ 당정개편론과 10월 재.보선의 함수=당정개편의 최대 변수는 김중권 대표의 재.보선 출마 여부다.

서울 구로을 출마설이 나오고 있으나 당 차원에선 "논의된 바 없다" 고 부인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10월 재.보선 지역이 서울 구로을.동대문을에다 법원 판결속도에 따라선 강원 강릉과 경남 마산합포, 서울 중구.종로까지 합쳐 최대 6곳이 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이 경우 재.보선이 '미니 총선' 의 성격을 띠게 돼 여야간의 격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金대표와 같은 '빅 카드' 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한광옥 비서실장과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 경합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金대통령은 지난 6월 정풍파(整風派)의원들에게 약속했던 국정쇄신의 부담까지 안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金대표와 한광옥 비서실장이 함께 교체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당 일각에선 韓실장이 대표로 옮기거나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최고위원이 발탁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이 호남 출신이라는 게 현재로서는 부담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金대표나 韓실장의 거취와 관련해 마땅한 후임자가 없다는 게 金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 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金대통령이 4일 휴가를 끝낸 다음 金대표의 단독 주례보고(8일)와 청와대 최고위원 회의(9일)를 주재하면서 당정개편 구상의 일단을 드러낼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총리 거취=자민련 몫인 이한동 총리의 거취문제는 훨씬 더 복잡하다. DJP공동정권의 파트너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의 의중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李총리는 임명된 지 1년2개월이 됐으며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의 건강문제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李총리와 사돈관계인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 전 명예회장이 검찰 수사로 어려움에 처한 것도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당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자민련 관계자는 "李총리가 빨리 복귀하기 바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고 전했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 체제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수상한 JP의 행동반경=JP는 지난달 31일 휴가를 마치자마자 李총리와 단독으로 오찬을 했다. ▶총재직 복귀문제▶자민련 생존전략 등이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당에선 "JP가 아예 후임 총리 인선을 金대통령에게 일임할 가능성도 있다" 는 얘기가 돈다.

내년 지방선거의 공천권과 차기 대선후보 결정에 대한 영향력 확대 등을 담보로 한 논리다.

자민련 관계자는 "JP가 미국 방문에서 돌아오는 12일 이후에 金대통령과 여권 내의 권력재편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지 않겠느냐" 고 내다봤다.

이양수.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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