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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DJ 창씨 개명한 이름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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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당보가 불러일으킨 '친일 논쟁' 이 여야간에 감정이 앞선 분풀이식 트집잡기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서로 "정쟁을 자제하겠다" 고 다짐한 뒤 불과 며칠도 안돼서다.

한나라당은 31일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관(觀)' 을 문제삼으며 맞받아쳤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지난해 10월 14일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이 金대통령의 목포상고 은사인 무쿠모토 이사부로와 인터뷰한 내용을 거론했다.

"대통령이 돼서도 일본에 올 때마다 나에게 전화를 걸어 준다. 김대중씨는 일제 때 창씨 개명한 일본 이름을 일본말로 '선생님, 도요타(豊田)입니다' 고 말한다" 는 내용이다.

權대변인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창씨 개명한 이름으로 일본말로 인사하는 대통령이 더 친일적이고, 그런 대통령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고 비난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광주 학살의 주역이던 노태우 대통령에게 피묻은 돈 '20억+α' 를 받은 金대통령을 낮에는 민주투사, 밤에는 군사독재에 부화뇌동했던 두 얼굴의 정치인이라 불러도 좋으냐" 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한발 뺐다.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당보는 광복절을 앞두고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으로 국민의 대일 감정이 격앙된 상황에서 일본 문제를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기획된 것" 이라며 "대야 공격용이 아니다" 고 해명했다. 田대변인은 "앞으로 당보에 대한 사전 검토를 강화하겠다" 고 덧붙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보가 지난 5월에도 언론사에 원색적 비난을 퍼부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며 "괜한 분란을 자초한다" 고 불만을 표시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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