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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렉서스 GX460 사지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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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또 도요타다. 이번엔 렉서스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문제다.

도요타 자동차는 14일 미국에서 ‘렉서스 GX460’(사진)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비자 잡지인 ‘컨슈머 리포트’가 ‘위험한 차니 사지 말라’고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컨슈머 리포트가 특정 차량에 대해 이런 식으로 평가한 것은 9년 만이다.

이 잡지는 전날 렉서스 GX460이 달리다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급회전을 할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량 뒷부분이 바깥쪽으로 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원심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데, 정상적인 차는 전자제어장치(ESC)가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컨슈머 리포트는 렉서스 GX460의 전자제어장치 반응 속도가 늦은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도요타의 마크 템플턴 부사장은 “컨슈머 리포트의 지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문제점을 확인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며 “차량 소유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서 운전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렉서스 GX460은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차다. 4600㏄급 8기통 엔진이 달린 8인승 SUV다. 렉서스의 소형 SUV인 ‘RX’ 시리즈와 대형 SUV인 ‘LX’의 중간급으로 최대 출력은 300마력이다. 미국에선 올해 초 출시돼 3개월간 4800대가 팔렸다.

도요타가 1~3월 미국에서 38만여 대를 판 것을 감안하면 렉서스 GX460의 판매 비중은 큰 편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도요타에 대량 리콜 이상으로 뼈아프다. 컨슈머 리포트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2001년 미쓰비시 몬테로의 결함을 지적했을 때 해당 차종의 판매는 60% 줄었다. 도요타가 1~2월 판매 부진을 겪은 후 3월 판매가 큰 폭으로 회복된 것도 ‘그래도 도요타의 품질은 높은 편’이라는 이 잡지의 평가가 한몫했다.

김영훈 기자

◆컨슈머 리포트=미국 소비자협회가 발간하는 월간지. 각종 제품의 성능과 가격 등을 비교·분석한다. 1936년 창간했으며 700만 명 이상이 구독하거나 웹사이트를 통해 잡지를 보고 있다. 별도의 자동차 시험센터를 갖추고 있다. 스즈키·이스즈 자동차가 이 잡지의 평가가 잘못됐다며 소송을 낸 적이 있는데 모두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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