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스트레스 주범, 조루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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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 진료를 하다 보면 수많은 에피소드가 쏟아져 나온다. 최근 일례로 가까운 지인이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내원하였다. 처음 말을 머뭇거림에서 섹스트러블(Sex trouble)임을 추측하고 혹시 발기부전인가 생각했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10년 동안 조루증상으로 아내의 불만이 극에 달해 이렇게 나를 찾아 온 것이다.

현대사회가 낳은 산물중 하나인 스트레스로 인해 많은 남성들에게 발기부전과 더불어 조루(早漏, Premature ejaculation)는 이제 성장애(性障碍)을 넘어 그 자체로써 하나의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남성의 사정조절 능력 부족으로 스스로 원하기 전에 절정에 도달하는 것”으로 정의 하고 있는 조루는 삽입 후 사정까지의 지속시간이 3분 이내, 피스톤운동의 왕복횟수가 10회 이내, 상대방의 무절정감, 사정조절 무능력 등 여러 가지 해석이 따른다.

조루가 병으로 인식된 것은 남성중심의 성행위가 이루어지던 과거와 달리 여권이 강화되고 여성도 성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확산 되어 생긴 것이다. 경제적인 윤택으로 인해 성의 만족도가 중요한 요즘 아내의 불만이 간혹 이혼의 사유로까지 거론 된다.

의학적으로 조루증환자에겐 조루반사복원요법, 음경배부신경절단술, 경구약물요법 등이 사용되었다. 조루반사복원요법은 관계 중 남성이 극에 달했을 때 자극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아내의 도움과 이해가 필요하다. 음경배부신경절단술은 귀두부의 신경을 절단해 감각을 무디게 하는 수술로 일부 쾌감저하가 발생 할 수 있다. 그 외에 약으로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는 경구약물요법이 있다.

수많은 정력제가 나와 있는 한국에서 발기부전약에 이어, 조루환자에게 경구용약물치료제의 출시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많은 남성들에게 적잖은 화제가 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마취연고나 한방치료를 받고 있는 분들에게도 큰 혜택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피하고 수술적인 부담을 덜고 간편하게 복용해서 부부관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루는 원인에 따라 행동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을 적절히 구사하면 조루증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므로 비뇨기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비뇨기과전문의 손영진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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