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외무회담 폐막] "아·태평화 핵심은 한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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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8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회의는 한반도 문제가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임을 재확인하면서, ARF가 신뢰구축 단계에서 예방외교로 넘어가는 분기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 핵심은 한반도 문제=이번 회의에서 거의 모든 회원국은 한반도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태지역의 안보 및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는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회원국 모두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회의 결과를 담은 '의장성명' 에 장문의 한반도 조항이 삽입됐다.

◇ 예방외교 시대 개막=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3개 문서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예방외교를 위한 문서' 다. 이 문서는 아태지역의 유일한 정부간 안보협력체인 ARF가 출범 8년 만에 신뢰구축 단계를 탈피해 한 단계 높은 예방외교를 지향했음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ARF의 앞길은 험난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세안의 대표적 국가들이 국내정세에 얽매여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동북아에선 한반도 문제가, 동남아에서는 중국과 베트남.필리핀 등 6개국의 이해가 얽혀 있는 남중국해 문제가 걸려 있으며 회원국마다 안보위협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회원국간 갈등이 분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외교의 중요성을 회원국들이 절감해 예방외교문서가 채택됐다" 면서 "그러나 예방외교가 정착되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고 말했다.

하노이=이철희 기자

◇ ARF란=아시아.태평양지역 22개 국가와 유럽연합(EU)의장국 외무장관들이 참가하는 정치.안보협의체. 1994년 출범 이래 참가국간 신뢰구축, 예방외교 노력 등을 통해 역내 분쟁 해결과 평화를 모색해 왔다.

주요 의제는 ▶지역안보 정세▶신뢰 구축 방안▶초국가적 안보 위협 문제 등으로 한반도 문제는 단골 메뉴가 되고 있다. ARF는 외무장관 회담 외에도 이를 준비하기 위해 차관보급 관리들이 자리를 함께 하는 고위관리회의(SOM)와 신뢰구축.재난구호.평화유지활동(PKO) 등에 관한 각종 회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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