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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5만분의 1 축적(?) 지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9면

같은 한자(漢字)를 쓰더라도 다르게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같은 음으로 읽어서 틀리는 일이 종종 있다. 또한 정확한 한자를 모르거나 한자어라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소리에만 의존해 잘못 적는 경우도 많다.

ㄱ. 그녀는 그에게 뇌살적인 미소를 지었다.

ㄴ. 5만분의 1 축적의 지도가 필요하다.

ㄷ. 그의 역활은 마라도나를 봉쇄하는 것이었다.

殺은 ‘죽이다’란 의미일 때는 ‘살’이지만 ‘심하다, 감하다’의 뜻일 때는 ‘쇄’로 읽는다. ㄱ의 경우는 ‘여자가 너무 아름다워서 남자의 애가 타도록 몹시 괴롭힌다’는 의미이므로 ‘뇌살적’을 ‘뇌쇄적(惱殺的)’으로 고쳐야 한다. ㄴ의 축적은 축척(縮尺)의 잘못이다. ‘줄어들 축, 자 척’이라는 한자의 뜻 그대로 ‘줄인자’라고도 하는데 지도상의 거리와 실제 거리의 비율을 이르는 단어다. ㄷ의 역활은 ‘역할(役割)’이 옳다. 이 단어는 일본식 한자어인데 ‘소임’ ‘구실’ ‘할 일’ 등으로 순화할 수 있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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