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성 지식, 조루증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30대 중반의 결혼한지 3년차의 직장인이 병원에 내원 하였다. 오랜 망설임 끝에 내원 했다는 환자는 “지금까지 자신이 조루였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1분 내에 사정하는 줄 알았는데, 최근 부인의 입을 통해서 알았다.” 고 했다. 이후 아내와 잠자리 하기가 창피하고 긴장되며 심지어 발기부전까지 오는 것 같다고 하였다.

또한 40대 초반의 남성은 병원에 내원하여 20대 초반 성생활 시작 때부터 생긴 조루 증상이 지금까지 항상 콤플렉스로 작용하며 사회생활에도 상대적 위축감이 들어왔다고 하였다.

이렇듯, 조루증은 성관계 만족도뿐만 아니라, 극도의 스트레스, 대인관계 장애로 인한 삶의 질이 비조루 남성보다 낮아 조루가 일상적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루증은 사정조절 기능의 장애로서 남성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의 2/3, 일반 성인 남성의 1/3에서 증상을 호소하는 가장 흔한 남성 성기능장애로, 국내서도 대한남성과학회가 전국 성인 남성 2037명을 대상으로 조루증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자신이 조루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27.5%에 달했다. 설문에 응한 남성 중 42.6%가 치료를 받겠다고 원했다.

이렇게 많은 남성들이 호소하는 질환이지만, 지금까지 조루증을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하고, 비뇨기과에 실제 내원해서 조루증을 치료하는 환자 수는 대단히 적었다.

이처럼 성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성문제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비율이 낮다 보니 인터넷 등에 떠도는 부정확한 정보를 습득하여, 조루에 대해 잘못 알려진 믿음들이 많다.

조루를 일시적인 증상으로 치부해 버려 치료를 하지 않거나 비과학적인 민간 요법에 의존하여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조루와 발기부전의 차이는 잘 알려지지 않아 한국 남성의 35%는 조루증과 발기부전을 구분하지 못하고, 한국 남성의 48%는 기전 자체가 완전히 다른 발기부전치료제(성기의 혈관 확장)가 조루증에도 효과(중추에서 세로토닌 농도 증가)가 있다고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조루는 숨겨야 하는 부끄러운 질환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부정확하고 근거 없는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전문의에 의해 정확히 진단되고 치료되어야 한다.

현재 유독 한국에서 잘못 형성되어 있는 조루에 대한 인식과 진단, 치료 현상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문제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환자의 성에 관한 인식 개선과 함께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의료진의 조루에 대한 적극적인 문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조루증은 치료에 대한 정설이 없을 정도로 대단히 다양한 치료법이 사용되어 왔다.

행동요법, 사정 중추에 작용하여 사정 반사를 지연시키는 약물복용, 음경의 지각과민을 완화시키기 위한 국소 마취제, 발기부전치료제의 복용, 조루수술법, 약물주입술 등 귀두의 감각을 저하시키는 다양한 치료법이 이용되어 왔고, 이런 치료법은 실제로 많은 조루증 환자들을 구제하기도 하였다.

또한, 최근에 시판된, 경구용 조루치료제는 만 18~64세까지 사용하도록 정식 허가된 최초의 경구용 조루치료제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성관계 1~3시간 전에 복용하면 7시간 정도 효과를 발휘한다.

경구용 조루치료제의 등장으로 조루증이 병으로 인식되고, 실제 조루증을 치료하려는 환자들이 대단히 증가한 것은 비뇨기과 의사의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지만, 조루치료제는 중추에 작용하는 신경계통의 약물이므로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때문에 비뇨기과를 찾아 전문의와의 정확한 상담과 진단을 통해 자신의 증상에 맞는 효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뇨기과전문의 이주환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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