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고승호 인양여부 결정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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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된 러시아 돈스코이 호에 이어 또 다른 보물선으로 거론되는 중국 청대의 고승호(高昇號)가 문화재로서 발굴할 가치를 지녔는지 여부가 곧 드러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오는 25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1894년 일본 전함의 포격을 받고 인천 부근 풍도 앞바다에 침몰함으로써 청.일 전쟁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고승호를 문화재로 발굴할지를 결정한다. 문화재위원회가 발굴 가치를 인정할 경우 관련 국가인 중국과의 협의 등을 거쳐 고승호는 본격적인 인양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영국국적의 이 배는 당시 중국측에 임대돼 청국군 1천4백여명과 야포 12문, 대량의 군자금을 싣고 중국을 떠나 인천 앞바다로 들어오던 중 일본 함선의 포격을 받아 침몰했다.

고승호는 일제가 한반도 점령기간에 두 차례에 걸쳐 인양을 시도했으나 기술 부족 등으로 실패했고 최근에야 한국 민간업자들이 침몰지점에서 총포류와 인골(人骨) 등을 건져 올려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청국이 보낸 은괴가 대량으로 실려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고승호는 돈스코이호에 이어 '보물선 소동' 을 일으킨 바 있다.

'골드 쉽' 등 고승호 실체 파악에 나서고 있는 국내 민간업체는 최근 풍도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총포류 등에 대해 문화재청에 유물발견신고서를 제출했고, 문화재청은 이에 따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발굴가치가 있는지를 우선 결정하기로 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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