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대 스포츠 축제에 적십자가 빠질순 없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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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에 적십자가 빠질 수 있습니까. 자원봉사 신청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일거리를 달라고 했습니다. "

대한적십자사 사회봉사.보건국 정귀옥(54.사진)국장은 시원시원한 어조로 말했다.

적십자사는 2002월드컵 자원봉사자 모집에 처음으로 1백95명을 단체 접수시켰다. 이들은 10개 개최 도시에서 미아.유실물 관리, 장애인 안내, 유니폼 수선 일을 담당한다.

"강한 책임감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일들이라 경험 많은 적십자 회원들에게 맡기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고 한국 월드컵조직위 황인평 인력부장은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는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당시에도 적십자 봉사센터를 운영하며 음료수.급식 지원, 미아보호 등의 일을 담당했다. 각종 국제경기에서 부상 선수와 경기장 내에서 발생한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는 국제 적십자가 도맡아왔다.

정국장은 "전국 14개 지사에서 추천을 받아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워낙 신청자가 많아 선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민박을 제공하겠다는 회원들도 많다" 고 소개했다. 정국장은 "월드컵조직위의 자원봉사자 교육과 별도로 적십자에서 자체 교육과 훈련을 시킬 예정이며, 부족한 숙박 문제에 도움이 된다면 월드컵 기간에 전국의 적십자회관과 교육원을 개방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수해로 발생한 수재민 지원을 위한 상황실을 진두 지휘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정국장은 31년째 적십자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국 적십자 운동의 산 증인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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