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세계최강의 아마추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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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9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8강전
[제1보 (1~17)]
黑. 최철한 9단 白.구리 7단

10월 6일 울산 현대호텔. 일본은 모두 탈락하고 한국과 중국이 4대4로 맞붙은 전형적인 한.중 대결이다(대진표 참조).

한국은 이세돌.최철한.박영훈.송태곤 등 이창호의 뒤를 잇는 '신 4인방'이 고스란히 올라왔고 중국은 구리(古力).왕레이(王磊).저우허양(周鶴洋)과 떠오르는 신예 왕시(王檄)가 포진했다.

최철한9단과 맞서는 구리는 '세계최강의 아마추어'로 불리는 이색적인 인물이다.

"바둑을 지더라도 빈삼각은 두지 않겠다"는 오타케 히데오(大竹英雄)가 일본 미학을 대표한다면 굴복과 타협으로 승리를 얻지 않겠다는 구리7단은 아마추어 정신을 대표하는 기사란 의미다.

축구에 재능이 출중한 구리를 놓고 중국에선 "구리가 바둑으로 가는 바람에 중국 축구가 국가대표 공격수 한명을 잃었다"는 소리가 나오곤 한다. 바둑을 아무 이질감 없이 스포츠로 생각하는 중국 특유의 분위기다.

'독사'라는 별명을 지닌 최철한9단은 두터움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전투력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올해 이창호9단에게서 두개의 타이틀을 빼앗은 인물이다.

이런 최철한이 물러서지 않는 호전성이고 독창적인 구리와 만났으니 오늘은 피로 얼룩진 아수라의 전투와 상전벽해의 대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돌을 가려 최철한이 흑.

12,16의 밭전자가 사뭇 도발적이다. 최철한은 지체 없이 17로 찔러갔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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