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또 신기록 …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내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삼성전자가 1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연결기준으로 1~3월 영업실적을 잠정 산출한 결과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영업이익 규모는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4조2300억원)를 700억원가량 웃돈다.

이번 실적을 내는 데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을 처음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비교를 쉽게 하기 위해 지난해 1분기와 4분기 실적을 IFRS 기준에 따라 환산해 제공했다. 삼성카드의 영업실적을 연결 대상에서 제외했고, ‘영업외비용’ 계정으로 잡히던 기부금·잡손실·기타 영업외손실 등이 ‘기타 영업비용’으로 분류되면서 이익 수치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1분기 매출은 종전 최대인 지난해 4분기(39조2500억원)보다 13% 줄었지만 전년 동기(28조6700억원)에 비하면 19% 늘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3조4400억원)보다 25% 늘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1분기(5900억원)에 비하면 7.3배로 껑충 뛰었다. 통상 1분기는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휴대전화·디지털미디어 관련 제품의 비수기라, 이번 영업실적은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을 뜻하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에 속한다. 삼성전자의 연중 최저실적 단골은 대체로 1분기였고, 2005년 이래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은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좋은 실적에는 반도체가 한몫했다. 메모리 반도체 값이 지난해 1월보다 두 배 이상으로 뛰는 가운데 품질·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삼성 제품이 특수를 누렸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호황이 현재진행형이고, 6월엔 남아공 월드컵 축구 특수까지 있어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설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LCD 호황 국면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2004년의 11조76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시세가 강세인 데다 마케팅 비용이 계절적으로 줄어 영업실적이 개선됐다. 주력 분야의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비율의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