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창업] 나를 알릴 키워드 이력서에 담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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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 채용 박람회를 찾은 한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경력직 채용이 일반화하고 있다. 채용 포털 잡코리아에 등록된 올 하반기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공고 건수는 4만7000여건. 지난해보다 1만4000건이나 늘었다. 기업들은 교육훈련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재취업의 문턱을 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취업전문가들에게 경력직 취업 전략을 들어본다.

◆쉬는 시간은 되도록 줄여라=이랜드에 근무하다 퇴직한 뒤 개인사업을 준비하다 골프의류 회사에 취직한 박모(43)씨. 박씨는 작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체면 깎이는 일 같아 개인사업을 찾아보다 결국 돈과 시간만 낭비했다고 후회했다. 박씨는 "사업을 하겠다는 확고한 생각이 없다면 가급적 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보수가 적더라도 일단 경력과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곳에 입사한 뒤 더 좋은 기회를 노리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다. 휴식 기간이 너무 길면 채용업체 쪽에서 현장감각이 떨어질 염려가 있다며 기피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력서에는 키워드를 담아라=전문성이 높은 직종에 도전할수록 특정 기술이나 경력을 강조하는 이력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이력서에는 자신이 가진 기술과 전문성을 나타낼 수 있는 단어나 기술적 용어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지원자의 이력서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놓은 뒤, 사람이 필요할 때 특정 단어(키워드)를 입력해 찾기 때문이다. 지원서를 제출한 뒤 당장 답이 없더라도 나중에 연락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회사를 옮기는 이유를 분명히 밝혀라=직장을 자주 옮겨 다녔을 경우엔 자기소개서에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 인사담당자로부터 의심을 사지 않는다. 직장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해고당했기 때문이 아니라면 회사가 망했거나 합병됐거나 구조 조정을 했기 때문이라는 식의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업적은 수치로 나타내라=자신이 어떤 회사의 어떤 부서에서 일했다는 것만 나열하는 이력서는 인사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경력직을 채용하려는 기업은 당장 이 사람을 써먹을 수 있는지를 따진다. 전 직장에서 담당했던 업무나 프로젝트의 성과를 도표나 수치, 그래프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령 "A라는 품목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프로젝트에서 이런 일을 담당했으며, 그 결과 시장점유율이 몇%에서 몇%로 올라갔다"는 식이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라=퇴직 후에는 자격지심 때문에 동창회나 향우회 등의 친목모임을 꺼리기 쉽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자주 나가 정보를 얻어야 한다. 열등감 때문에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상실하면 정보로부터 멀어진다. 반도체 관련 벤처업체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조모(32)씨는 "퇴직 후 동창회에 나갔다가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에게서 연구원을 뽑는다는 정보를 얻어 취업에 성공했다"며 "친구가 기술면접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원서에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유명인사나 전 직장 상사의 추천서를 곁들이는 것도 인적 네트워크 활용의 또 다른 예다.

◆퇴직자의 불평.불만은 삼가야=재취업 면접을 하면서 전 직장에 대해 부정적 평가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퇴직자가 회사에 대해 쏟아내는 불평불만쯤으로 치부하고 같이 일할 사람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 쉽다. 전직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히되 "전 직장에서의 경험이 나의 능력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는 식의 말을 하면, 면접자들에게 긍정적 사고의 소유자라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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