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정상회담 '안보 신시대'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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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는 30일 미국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안전보장체제가 신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하고 한층 강화된 협력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부시는 회담장소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정한 데다 두 사람만의 단독회담 시간을 당초 15분에서 한시간으로 연장하는 등 일본에 대한 애정을 듬뿍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확정된 정상회담 공동성명 골격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해 미.일 협력이 중요하다는 '신시대 선언' 이 포함돼 있다.

또 양국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외교.경제.안보와 전지구적 문제 등 네분야에서 고위급 실무협의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들어 있다.

고이즈미는 성명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문제를 연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이 탈퇴 의사를 밝힌 '지구온난화 현상 방지를 위한 교토(京都)의정서' 에 대해선 일본은 찬성하고 있지만 미국이 복귀를 거부함에 따라 "양국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 는 정도만 언급키로 했다. 다음은 공동성명에 포함될 분야별 주요 내용이다.

◇ 외교안보=미국의 새로운 MD 구상에 대해 일본은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동시에 미국과 공동 진행 중인 전역미사일방어(TMD)연구를 계속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일본은 미국의 핵무기 삭감 방침에 찬성한다. 미국.일본은 탄도미사일의 확산이 가져올 위협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 경제=일본의 부실채권 정리,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시는 고이즈미의 구조개혁 노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다.

◇ 실무 협의기관=외교.경제 분야에서는 각각 차관급 협의기관을 신설한다. 전지구적 문제 분야도 해당 부처의 실무담당 국장급으로 협의기관을 만든다.

그러나 안보분야는 현재 일본의 방위청 방위국장.외무성 북미국장, 미국의 국무차관보 등이 참가하는 미.일 안전보장 고위실무자협의(SSC)를 통해 협의한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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