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가족 7명 난민지위 요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탈북자 장길수(17)군 일가족 7명이 26일 오전 10시 중국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北京) 판사처에 들어가 난민 지위를 요청했다. 중국 내 탈북자가 UNHCR에 난민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난민 신청자는 장군과 외할아버지 정태준(69).외할머니 김춘옥(68)씨, 이모 정선희(44).이모부 이동학(49)씨와 이들 부부의 두 자녀 등이다.

베이징 판사처의 콜린 미첼 대표는 장군 일가족을 면담하고 난민 지위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UNHCR 본부의 론 레드몽 수석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들이 망명을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 고 말했다. UNHCR는 이날 제네바 주재 중국 대표부 관계자를 만나 이들의 신병 처리 문제를 협의했다.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들이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고 밝히고 "우리는 26일 중국과 UNHCR를 직접 접촉해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고 말했다.

장군 일가족 16명은 1997년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숨어 지냈으며 지난 3월 가족 중 다섯명이 체포(이중 한명은 재탈북)돼 북한으로 압송되는 등 신변의 위협을 느껴왔다. 판사처 사무실에 들어간 7명 이외의 가족은 현재 중국의 다른 도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